2030위원회 | [페이지FAGE&달리도서관] 오수경 작가 <엄청난 하루>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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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여민회 작성일21-09-03 17:49 조회6,6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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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청소년 페미니즘 책모임 페이지FAGE에서는 달리도서관과 함께
지난 8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에 오수경 작가님을 모시고 <엄청난 하루>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북토크 이후에는 1시간 정도 줌으로 페이지 전체 네트워킹 시간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코로나도 우리를 막을 수 없죠!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래는 오수경 작가님이 직접 써준 북토크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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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자가격리를 하는 와중에 나의 책 <엄청난 하루>의 북토크를 했다. 내 인생, 첫 북토크였다.
달리도서관과 페이지가 함께 마련해준 고마운 자리였는데, 그 자리에서 달리도서관의 토토 관장님이 ‘엄청난’으로 삼행시를 읊어주신 게 감동이었다.
엄 – 엄마인 오수경은 나에겐 아직도 낯설어요.
청 – 청년 시절의 오수경을 나는 알고 있지요. 사부작사부작 우리 재밌었는데.
난 – 난 여전히 당신을 응원합니다.
달리도서관에서 글쓰기 모임과 아티스트웨이 워크샵을 했던 게 글을 계속 쓰고 책을 만드는 밑천이 됐다. 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고, 가족들 사이에서 힘들어했다. 부모도 남편도 형제들도 아이들도 모두 버겁게만 느껴지는 날들이었다. 나만 이렇게 사는가 싶었고 우울한 책들만 골라 읽었다. 책을 덮어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자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우울하고 화난 감정이었다면 마지막은 반성과 희망이었다. 북토크에서 나는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엄 – 엄마는 내게 말했지.
청 – 청소 못하민 시집강 쫓겨난다이.
난 – 난 어이가 없었지. 남동생한텐 그런 말 안하잖아.
하 –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었지. 빨간
루 – 루비같은 눈물을 흘리다 나는 글을 쓰게 된거지.
나는 일상의 재료들을 모아 글을 쓰고 그 글들을 모아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었다. 만든 김에 부수를 늘려 제작했고 ISBN 발행을 위해 출판사 등록까지 했다. 쉬운 판매를 위해 스마트스토어도 개설하고 사업자 등록도 했다. 처음 몇 달은 날개 돋친 듯(?) 판매가 이루어졌다. 요즘은 뜨문뜨문하지만 끊일 듯 말듯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나를 어떻게 알고, 혹은 이 책을 어떻게 알고 구매 단계까지 오게 되셨을까? 궁금한 생각이 든다.
이런 일련의 과정의 이야기를 북토크에서 나누게 되었다. 달리도서관의 수달님이 진행을 맡아주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나갔을지 생각만 해도 아득하다.
열 몇 분이 참석해주셨는데 내가 많은 에너지와 환대를 받았다. 많은 것을 빚진 기분이 들었다. 나의 글 쓴 경험과 책 만든 경험, 지방선거 참여기, 영화 <청춘선거> 참여기를 나눌 수 있어 나로서도 무어가 된 듯한 기분이었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나눴던 이야기를 여기에도 적고 싶다. “쓸모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가 글을 쓴다. 삶에서 버릴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 작가다.” 은유 작가가 한 말이다. 당신의 엄청난 하루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