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는 프랑스 영화다. 얘기는 이렇다. 프랑스 어느 중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된다. 프랑스어 교사 마랭(프랑수아 베고도)이 아이들을 가르친다. 하지만 얌전히 가르침을 받는 아이는 소수다. 나머지는 개갠다. 덤빈다. 뻐기고 삐치고 반항하고 약올린다. 선생님이 이성을 잃을락 말락 한다. 아이들은 학교를 관둘락 말락 한다. 아, 이 팽팽한 긴장감! 아슬아슬한 위기감! 

동시에 카메라 3대를 돌려 한 한급의 한 학기 수업을 열심히 기록했을 뿐인데, <클래스>는 누구도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방식의 스릴과 긴장을 만들어낸다. 감독은 실제 교사 출신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영화를 기획하면서 작가에게 주인공을 맡겼다. 직접 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없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연기를 이끌어낸 첫 번째 비결이다. 또 실제 한 중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으로 교실을 다 채웠다. 직접 선생님에게 대들고 덤비고 삐쳐본 경험이 없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연기를 뽑아낸 두 번째 비결이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솔직히 의미는 있되 재미는 별로인 경우가 많았다. <클래스>는 그런 통념을 깨버린 가장 확실한 예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영화 속 뺀질이들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고 싶은 충동만 잘 참아내면, 남 주기 아까운 영화 한 편 마음에 담아갈 수 있다. ‘담탱이’가 힘겹게 ‘담임’으로 변모해가는 성장영화라서 전국 교사들께 특별히 추천한다. ‘역시 프랑스는 다르구나’ 하는 이질감이 찔끔, ‘역시 학교는 다 똑같구나’ 하는 동질감이 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