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논평] 산불위기 시대, 오름에 불을 놓는 만행을 통과시킨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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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여민회 작성일24-12-17 10:44 조회1,2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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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축제 지원 조례안 통과에 대한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 논평]
산불위기 시대, 오름에 불을 놓는 만행을 통과시킨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
기후위기 시대다. 매년 산불 소식에 전국이 마음을 졸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위기로 건조해진 땅은 수분을 증발시켜 숲과 초지를 건조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산불 발생 빈도는 2000년대 전과 비교해 3배가 증가했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다. 지난 20년간 극심한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2.2배 증가했다. 산불은 기후위기 속 가장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막아내야 할 매우 중요한 초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런데 전국이 산불 걱정에 애를 태우는 가장 건조한 3~4월에 제주도에서는 오름에 불을 놓아 인위적으로 불을 내는 행사를 다시금 하겠다고 한다. 그 중심에 제주도의회가 있다. 제주도의회는 어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그리고 이 조례에는 불을 놓을 수 있다는 임의 조항도 삽입되었다. 산불이나 들불을 인위적으로 놓을 수 있는 조항을 삽입하는 조례는 전국적으로 최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 것이다. 기후위기와 산불위기 시대에 인위적으로 자연에 불을 놓겠다는 자치법규가 만들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더욱이 들불축제가 어떤 축제인가? 전통목축문화가 전혀 관계없이 오름에 불을 놓아 복을 비는 행사이지 않은가? 전국 어디에, 전 세계 어디에 자연계를 태워 복을 비는 반환경적, 반생명적 축제를 한다는 말인가? 그 축제에 사람이 많이 와서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니 중요한 가치는 모두 무시해도 된다는 말인가? 산불 걱정과 더불어 생물다양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오름을 태우고 뭍 생물들의 생명을 빼앗으며 수복강녕을 비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행태인지 제주도의회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국의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해 반복적으로 새별오름의 불놓기를 하지 못했디. 피해를 당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산불을 막기 위한 국가적 노력에 동참하려는 의지였다. 전국이 산불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불을 놓고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를 위해 많은 국민의 고통과 공포를 모른 척하겠다는 것이 과연 국가공동체의 일원인 제주도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제주도의회는 최소한의 윤리조차 내동댕이쳤다.
올해 폭염일수, 열대야일수, 고수온경보 발령일수 등 각종 기후위기 지표가 모두 경신되었다. 사상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매일 매일 바뀌는 기록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사실상 기후재난 상황에 농민도, 어민도, 현장의 노동자도 생존권을 위협받고, 목숨을 걱정해야 했다. 제주도의회의 역할은 이런 도민들을 보듬고 챙기는 것이지 오름에 불 놓는 것을 제도로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
제주도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써 기후위기 시대의 책무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고민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조례 통과에 대해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제 공은 제주도로 넘어갔다. 상식에 어긋나고 윤리에 어긋나며 도민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막장 조례안에 대해 오영훈 도지사는 반드시 재의를 요구하여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구호나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하는 것이란 점을 제주도가 나서 보여주길 바란다. 기후위기의 한반도 최전선인 제주도의 심각한 상황을 제주도가 제대로 이해한 결단을 내릴 것을 거듭하여 요구한다. .
2024년 10월25일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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