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제주 제2공항 반대투쟁 10년,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집중투쟁을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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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여민회 작성일25-11-05 13:33 조회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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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반대투쟁 10년,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집중투쟁을 선포한다
오는 11월 10일이면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지 10년이 된다. “성산읍 신산리 일대에 제2공항이 건설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에 가슴이 벌벌 떨렸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오손도손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집과 땅을 빼앗기고, 대대손손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 엄청난 피해를 입는 주민들과 일언반구 협의도 없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일방적으로 강요해도 되는 것인지, 절차적 정당성부터 따지면서 투쟁을 시작했다. 마을별로 대책위를 만들고, 1인시위와 촛불집회에 나섰다. 생업을 멈추고 온갖 설명회니 공청회니 쫓아다니며 항의하고, 제주시, 세종, 서울까지 쫓아다니며 시위와 농성하면서보낸 세월이 10년이다.
시민사회도 함께 나섰다. 예타가 끝나고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던 2017년 가을, 도청 앞에서 주민들과 시민들이 함께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김경배의 단식투쟁, 광화문 상경 농성으로 이어졌다. 촛불항쟁으로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때였다. 이 투쟁의 결과로 제2공항 타당성 검토위원회가 구성되고 계획의 타당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제주는 이미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제주의 자연과 생태계,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었다.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넘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물었고,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이 지역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 제주공항 확충으로 장기수요를 처리할 수 있다는 ADPi의 보고서가 은폐되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도민들의 의문은 커졌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강행했다. 이에 피해지역 주민들은 제2공항의 일방적 강행을 막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민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단했다. 그리고 이에 100여개가 넘은 시민사회단체가 화답하여 2019년 8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출범했다. “도민이 결정한다”는 기치 아래 도민 서명을 받아 도민공론화를 요구했고, 도청 앞에서, 서울에서, 세종에서 또다시 농성과 단식투쟁을 벌였다. 도의회가 도민공론화 청원을 받아들이면서 TV토론과 함께 도민사회 곳곳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마침내2021년 2월 도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되었고, 다수 도민의 ‘반대’ 의견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그해 7월 환경부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이로써 제2공항 사업은 모든 정당성을 잃었고, 멈추어야 했다. 그런데 윤석열의 집권과 함께 또다시 강행과 투쟁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앞세운 윤석열 내란 정권은 제주도민의 의사를 짓밟고, 국책연구기관들의 검토의견도 무시한 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 시키고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도민결정권을 공약했던 오영훈 도지사도 절대다수 도민이 원한 주민투표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제2공항 강행을 방조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10년 동안 계속 늘어날 것이라던 항공수요는 더 이상 늘지 않았다. 2025년 올해 3,940만명에 이를 것이라던 공항 이용객은 3천만명을 밑돌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제주 방문객은 오히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2공항 추진의 대전제가 무너진 것이다. 여기에 조류충돌이 잠재적인 위협을 넘어 현실적인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깨우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도 있었다. 새만금 신공항 취소 판결은 국책사업, 지역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시민의 안전과 생태계 보전을 무시하는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더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렸다.
제2공항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다. 반민주적 내란 정권이 명분도 없이, 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행한 제2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제2공항이 백지화되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듯이, 도민에 의한 결정은 찬반을 넘어 절대다수 도민의 요구이자 갈등해결의 유일한 해법이다. 그럴 듯한 말봉사로 시간을 끌 단계는 지났다.
이재명 정부에 요구한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주도민 스스로 충
분한 숙의를 거쳐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민결정권을 보장하라. 오영훈 도지사에게 요구한다. ‘제2공항 연계 도민이익 및 상생발전’ 용역을 즉각 중단하고, 제2공항 도민결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즉각 수용하라. 도의회 동의 절차도 도민결정권 행사라는 궤변으로 도민과의 약속을 배반하고, 제2공항 연계 상생발전 용역으로 제2공항 강행에 앞장서는 행보를 계속할 경우 도민과 함께 단호한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이다. 단순한경고가 아니라 최후통첩임을 명심하라.
지역구 세 국회의원과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는 모든 도지사, 도의원 후보들에게도 요구한다. 제주의 미래가 달린 제2공항 문제에 침묵하는 후보들은 도민을 대의할 자격이 없다. 제2공항 도민결정권 실현에 앞장설것을 도민들 앞에 분명하게 약속하고 이행하라. 오늘 우리는 제2공항 반대투쟁 10년을 맞아 도민결정권 쟁취와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집중투쟁을 선포한다. 11월 10일에는 제2공항 건설의 가장 큰 피해자인 농민들이 영정을 앞세운 차량시위에 나서고, 15일에는 도민의 의지를 모으는 도민결의대회를 열 것이다. 도민들과 만나는 오일장 선전전, 온라인 캠페인, 사회단체 및 각계인사들의 기자회견과 성명도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번 집중투쟁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도민결정권을 쟁취하고 제2공항을 백지화하는 도민승리의 역사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다. 제주의 미래를 망칠 제2공항을 백지화하고, 기후·생태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투쟁에 모든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전국민의 연대를 요청드린다.
202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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